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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정을 넘긴 길바닥에 앉아
소주를 마시며 너는 울었지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는 길밖에 없을 거라는 그따위 상투적인 희망은
가짜라고 절망의 바닥 밑엔 더 깊은 바닥으로 가는 통로밖에
없다고 너는 고개를 가로 저었지
무거워 더이상 무거워 지탱할 수 없는 한 시대의
깃발과 그 깃발 아래 던졌던 청춘 때문에
너는 독하디 독한 말들로 내 등을 찌르고 있었지
내놓으라고 길을 내놓으라고
앞으로 나아갈 출구가 보이지 않는데
지금 나는 쫓기고 있다고 악을 썼지
살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희망이 있는 것이라는
나의 간절한 언표들을 갈기갈기 찢어 거리에 팽개쳤지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던지는 모든 발자국이
사실은 길찾기 그것인데
네가 나에게 던지는 모든 반어들도
실은 네가 아직 희망을 다 꺾지 않았다는 것인데
그것마저도 너와 우리 모두의 길찾기인데
돌아오는 길 네가 끝까지 들으려 하지 않던
안타까운 나의 나머지 희망을 주섬주섬 챙겨 돌아오며
나도 내 그림자가 끌고 오는
풀죽은 깃발 때문에 마음 아팠다.
네 말대로 한 시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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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 신성으로 살기 소감문 file hokma7 2018.07.30 30
12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file 테스터 2016.11.23 12
11 언제나 먼저 지는 몇 개의 꽃들이 있습니다. 1 file 테스터 2016.11.23 15
» 아무리 몸부림쳐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자정을 넘긴 길바닥에 앉아 file 테스터 2016.11.23 9
9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을 따라 file 테스터 2016.11.23 3
8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file 테스터 2016.11.23 4
7 이것이 진정 외로움일까 다만 이렇게 고요하다는 것이 file 테스터 2016.11.23 3
6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file 테스터 2016.11.2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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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간밤 비에 꽃 피더니 그 봄비에 꽃 지누나 file 테스터 2016.11.23 3
1 낮은 가지 끝에 내려도 아름답고 험한 산에 내려도 아름다운 새벽눈처럼 file 테스터 2016.11.2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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