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9.03.22 09:44

세월의 나이

조회 수 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WfEMkwC.jpg

 

반달

 

내가 하루처럼 버린 것이

뱃속의 똥과 오줌만이 아니었구나

어미의 눈물을 먹고

어미의 피를 먹고 자랐으니

오늘 밤에 뜬 저 달에게서

늦은 밥상 차려주는 어미가 보인다

 

꺼져가는 내 목숨 살리겠다고

반쪽을 버렸으니 내 삶의

절반은 어미 몫이다

한 움큼도 안 되는 살과 뼈의

어미를 안아보니 내가 매일같이

먹은 것이 세월의 나이만은 아니었구나

 

온달처럼 내 앞길

환하게 비추지 못해도

그림자 크게 키워주니

밤의 들짐승들 피해갈 줄 알았다

 

어미 마음을 내가 곡괭이로

숟가락으로 저리 깊게 파먹었구나

반만 남은 달 어미는

오늘 무얼 하고 있을까

 

오늘은 내 머리 위에

반달로 뜰 줄 알았다

반쪽은 어디로 달아났나

찾아보니 어미 가슴을

내가 애타게 국 끓여 먹었구나

 

바람 빠진 바퀴 마냥

풍선 마냥 쪼그라든 어미

얼굴도 반쪽, 젖무덤도 반쪽

삭아 더 이상 굴러갈 수 없음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햇살처럼 고운 기억들만 주기쁨 2019.03.27 8
272 서로의 이름 부르며 주기쁨 2019.03.26 7
271 고마운 그대여 주기쁨 2019.03.25 3
270 나의집 주기쁨 2019.03.25 3
269 텔레파시 보내본다 주기쁨 2019.03.22 4
» 세월의 나이 주기쁨 2019.03.22 3
267 갈림길을 만난다 주기쁨 2019.03.21 2
266 일으켜 세울 것이 주기쁨 2019.03.21 1
265 젖 물리는 모성 주기쁨 2019.03.20 2
264 연탄 같은 밤하늘 주기쁨 2019.03.19 2
263 당신의 사랑과 존재 주기쁨 2019.03.19 5
262 석양을 등지는 시간 주기쁨 2019.03.18 2
261 달로의 망명 주기쁨 2019.03.18 1
260 만남과 이별 주기쁨 2019.03.15 3
259 틀 박힌 자유 주기쁨 2019.03.15 0
258 한 장 한 장 되새기며 주기쁨 2019.03.14 1
257 고민과 염려가 주기쁨 2019.03.14 1
256 너무나 평범해서 주기쁨 2019.03.13 1
255 자원은 풍부한데 주기쁨 2019.03.13 1
254 횡재 주기쁨 2019.03.12 1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
CLOSE

SEARCH

CLOSE